冊 이야기 2014-168
『스키너의 마지막 강의』 B. F. 스키너 외 / 더퀘스트
1. 나이 들어간다는 것. 그리 편한 그림은 아니다. 앞모습보다 뒷모습이 더 익숙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아이들 크는 것에 비하면 나이 들어가는 속도가 느린 것 같다? 아니다. 몸은 거짓말을 안 한다.마음이 착각을 주는 것이다. 선한 착각이긴 하다. 아직 젊다는 생각.
2. 나는 개인적으로 ‘나이 들어간다’는 표현이 맘에 안 든다. 나이가 몸으로 들어가는 것인가. ‘나이’라는 무거운 시간 속에 내가 들어가는 것인가. ‘나이 들어간다’는 말보다 ‘나이를 찾는다’는 말은 어떤가. 현학적인 설명은 뒤로 하고 그저 편하게 풀이하면 나이에 맞게 생각하고 행동하면 그만이지 않을까. 그 나이에 맞게 살기 위해 나이를 찾는다. 채운다.
3. 스키너는 누구인가. 미국의 신행동주의 심리학자로 소개된다. 스키너 상자, 티칭머신 등을 고안한 것으로 유명하다. 가설의 구성이나 설명보다는 조작 주의적 분석에 따라 선행조건과 귀결의 관계만을 기술하는 입장을 주장하며 ‘스키너학파’를 이뤘다.
4. 이 책이 처음 발간 된 때는 1983년이다. 무대도 미국이다. 그러나 지금 읽어봐도 크게 다른 느낌이 안 든다. 지금 이 세대에도 들을 만한 이야기다. 이 책의 평역자 이시형은 스키너의 글을 이렇게 평한다. “책상에서 이론만으로 써내려가는 ‘마른 통찰(dry insight)’과는 차원이 다르다. 자신의 산 경험에서 우러나온 ‘축축한 통찰(wet insight)’이다.’
5. 이 책의 많은 부분은 노년기에 부딪히는 문제를 어떻게 지혜롭게 해결할지에 대해서다. 노년에 대한 생각은 노년기에 가서 해도 늦지 않는다고? 천만에. 시험공부는 시험기간에만 하면 된다는 생각과 똑같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스키너 역시 노년에 대한 생각은 젊은 시절이라고 못 박는다.
6. 스키너는 ‘노년을 생각한다’를 시작으로 노년을 미리 준비하라, 끊임없이 세상과 접촉하라, 자신의 지난날과 교류하라, 명확하게 생각하라, 바쁘게 지내라,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내라, 사람들과 잘 어울려라 등을 권유하고 있다.
7. ‘자신의 지난날과 교류하라’는 무슨 뜻일까. 기억력 감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깜빡깜빡은 나이와 상관없기도 하다. 여러 가지 난처한 상황에 대해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적당히 나이를 찾았을 때, 기억이 안 나면 안 난다고 솔직히 이야기하고 싶다. 지금은 잘 생각이 안 나지만 집에 가면 생각이 날 것 같다고 하든가 내일 아침에 번개처럼 떠오를 것이라고 이야기해줄 생각이다. 그러나 꼭 해야 할 일을 잊어버리거나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는 난감하다. “무슨 일이 생각났을 때 가능한 즉시, 그 순간에 이행하도록 하라. 생각이 떠오르면 곧바로 잠자리에서 나와, 세금으로 낼 돈을 아침식사를 할 식탁에 올려놓아라.” 이 방법은 이미 내가 여러해 전부터 사용하는 방법이다. 메모를 해놓고 메모지를 어디다 두었나 찾다가 날 샌 적도 있다. 요즘은 스마트폰 컬러노트에 적어놓기도 하지만, 희한하게 적어놓은 것은 머릿속엔 전혀 입력이 안 된다는 단점이 있다는 것.
8. 파워시니어 이시형 박사가 챕터 중간 중간 신토불이 나잇살 스토리를 들려주고 있다. 70대 후반 자신의 일상 속에서도 만나게 되는 노화현상에 대해 역시 촉촉한 조언을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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