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가 죽어야 리더십이 산다』 진재혁 / 21세기북스
1. 「보스를 해고하라」라는 책을 봤다. 책 제목을 놓고 볼 때 보스들은 들여다보려고도 하지 않을 것 같았다. 책 제목만 보고 ‘너나 나가라’하는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많다. 그래도 뭐라고 쓰여 있나 궁금해서 펼쳐보는 보스라면 아직은 가능성이 있다. 함께 갈 만한 사람이다.
2. ‘리더가 죽어야 한다.’는 타이틀에 ‘너나 죽어라’하는 반응을 보이는 리더라면 함께 갈 이유가 없다. 안 그러면 진짜 같이 죽는다. 세월호 사건은 우리에게 많은 숙제를 남겨주었다. 배는 침몰했지만, 대신에 감춰놓았고 눌러놨던 추악한 욕심과 무능함, 무책임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3. 세월호와 함께 리더십도 침몰했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마침 이 책의 부제 역시 ‘침몰하고 있는 한국 리더십을 위한 제언’이라고 되어있다. 리더십의 부재는 ‘리더가 없는 것이 아니라 리더를 리더로서 믿을 수 없다’라는 것을 의미한다.
4. 책은 총 8부로 구성되어 있다. ‘침몰하는 사회, 내공 없는 리더’, ‘한국사회를 위협하는 7가지 리더십’, ‘한국적 카리스마를 파헤치다’, ‘카리스마의 판을 새로 짜라’, ‘너희가 진짜 카리스마를 아느냐?’, ‘신(新)리더십은 신(信)리더십이다’, ‘신(信)카리스마로 대한민국을 구하라’, ‘한국인에게 리더는 있다’. 그래도 다행이다. 희망적인 타이틀로 마감하고 있다. ‘한국인에게 리더는 있다’.
5. 지금까지 리더십에 관해 출판된 책만 해도 약 20만 권이 된다고 한다. 다양한 리더십 이론으로 무장한 책들이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리더십은 우리 모두에게 모호한 부분이고 학습해야 할 주제이며 끊이지 않는 관심사이기도 하다. 그래서 ‘리더십’이란 단어는 항상 새로운 정치, 사회 트렌드의 한 축을 이룬다.
6. ‘리더십’하면 ‘카리스마’가 떠오른다. 존 포츠의 「카리스마의 역사」를 보면 일반적인 카리스마의 의미는 상대방을 끌어당기는 강력한 흡인력을 의미한다. 카리스마의 어근인 그리스어 카리스(Charis)는 그리스 문화권에서도 눈에 띄는 말로, 광범위한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뜻에 가장 적합한 단어는 'Grace' 이다.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카리스마라는 단어의 원형은 ‘특정 개인들에게 능력을 부여하는 성령’이라는 개념에서 찾을 수 있다. 사도 바울은 카리스마라는 말을 이용하여 신의 은총으로 얻게 되는 영적, 초자연적 능력을 포함한 다양한 재능을 나타냈다.
7. 이 책에서도 지은이는 상당부분을 할애해서 ‘카리스마’를 해부하고 있다. 마초 스타일의 트레이드마크처럼 변질되어버린 카리스마를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지은이는 한국적 카리스마의 원형을 유교, 수직의 카리스마. 무속, 한(恨)의 카리스마. 군사정권, 1인 지배 체제의 카리스마에서 찾고 있다. 그 영향력이 지금까지도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8. 그렇다면 누가 제대로 된 리더인가? 첫째는 비전이다. 비전이야말로 모든 리더십 학자들이 카리스마적 리더의 성격 가운데 동일하게 주장하는 중요한 특성이다. 콩고와 카능구는 비전을 “미래에 리더가 자기의 추종자들과 함께 이루기를 원하는 이상적인 목표”고 했다.
둘째는 그 비전을 제대로 전달하는 능력이다. 셋째는 팔로워들을 향한 관심이다. 따라서 카리스마적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팔로워들이 비전과 목적을 향해 돌진하게 하고, 그들에게 성공할 수 있다는 강한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다. * 책에는 팔로워란 단어대신에 ‘추종자’라고 표현되어 있지만 왠지 거북해서 결국 같은 의미겠지만 ‘팔로워’로 바꿈.
9. ‘신(新)리더십은 신(信)리더십이다’. 굳이 다른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이해되는 부분이지만, 지은이는 카리스마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바로 ‘신뢰’라고 생각한다. 이의가 없다. 두려워서 따라가는 리더십이 아니라 깊은 신뢰가 바탕이 되어 기꺼이 따라가는 리더십이 진짜 리더십이다. 아울러 리더의 덕목에서 빠뜨릴 수 없는 것은 진실성과 공정성이다.
이 한 문장으로 이 책에 실린 내용들을 정리한다.
“리더다운 리더가 되고 싶거든 먼저 인간다운 인간이 될지어다.”
10. 지은이 진재혁은 지구촌교회 담임목사이다. 지은이는 미국과 한국, 아프리카 등지에서 오랜 시간 리더로 헌신하고, 훌륭한 리더의 자질을 공부했다. 이로 인해 다문화를 이해하는 데 탁월한, 글로벌시대에 어울리는 식견과 안목을 지닌 목회자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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